아마도 헬렌 켈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지요.
어렸을 적 우리 교과서에도 나왔고 불가능하다는 꿈을 이루어 낸 정말 위대한 사람이니깐요.
창비에서 나온 헬렌 켈러를 며칠 동안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답니다.
사실 뭐.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처음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시험 볼 때 항상 받았던 느낌..
내가 모르는 것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는 깨달음을 다시 받았지요.
텔레비젼에서도 자주 보여준 헬렌 켈러에 대한 이야기나 영화를 저도 자부 보았지만 너무 단순하게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가 저렇게 청각과 시각을 잃고 어둠에 헤매다 설리반 선생님을 만나 새로운
삶을 찾았구나 하는 것을 생각하고 헬렌이 머리가 아주 좋을 것이라고 혼자 되뇌였었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몇 장 안 읽어서 그만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세상에~~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만나고 읽고 있는 듯해 저 자신 조차 헬렌의 아픔과 기쁨에
공감되어지는데 코끗이 찡해오면서 자꾸 눈물이 고였어요.
아이들 어린이집 보낸 뒤 본격적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면서
미국의 역사에 대한 줄기 뿐 아니라 헬렌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후원자가 되어 주었던
전화를 발명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박사님,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랄 수 있는 마트 트웨인,
찰스 디킨스, 헬렌 시대의 루스벨트, 존슨, 케네디 등의 대통령과의 만남 등의 위대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가장 감동적인 만남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너무나 헌신적이어서 말만 들어도
제 눈에 눈물이 고이는 앤 셜리반 선생님과의 만남이죠..
한 위대한 인물이 있기 전에는 이미 벌써 준비된 상황들이 존재함으로써 단순히 그 주인공 본인만이 아니라
주변까지 빛을 비추게 되는 상황을 많이 보는데 여기 헬렌 켈러에서도 로라 브리지먼이라는 여성이 헬렌과
마찬가지로 두 살 때 성홍열을 앓은 뒤 보고 듣는 감각을 잃어버렸지만 점자 교육으로 다른이와 의사소통을 하고
글자를 쓰고 읽게 되어 희망의 빛이 되어 주었죠. 헬렌도 로라처럼 될 수 있을것이란 믿음으로 선생님을 찾던 중
그녀의 어머니는 벨 박사님을 알게 되고 맹학교를 소개 받아 가게 되면서 드디어 설리반 선생님을 만납니다.
처음 설리반 선생님은 깜깜한 헬렌의 마음에 들어가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노력했을까요?
또한 헬렌은 아무도 들어오지 못했던 그 암흑의 세게에서 앤 선생님을 통해 마음의 눈을 뜨게 되었으니
그 감격은 어떤 미사여구도 미치지 못했을꺼예요. 18887년 4월 5일 날짜로 <내가 살아온 이야기> 에 실린
물과 머그컵의 관계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그 기쁨과 배움에 대한 열망이 또다시 제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영화에서도 이 광경을 보았는데 정말 너무 좋아 미친듯해 보이는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네요. 그 때부터 배움의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는 헬렌의 집요한 정신은 수많은 기적을 낳게 되죠.
저는 이 부분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죠.
" 나무에서 씨가 떨어져 흙속에 묻히면 봄에 파릇한 싹이 난단다.
그 싹은 햇빛과 바람 그리고 물을 먹고 점점 자라나지, 그렇게 자란 나무는 다시 열매를 맺고 열매가 떨어져
땅속에 들어간 뒤 다시 씨앗에서 싹이 트고 그렇게 계속 나무들은 자라는 거야, 동물이나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는 것도 마찬가지란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되고 닭이 되듯이, 아기가 헬렌만 해졌다가 엄마나 선생님처럼
커지는 것이지 "
"선생님 사랑이 뭐예요? "
" 사랑은 꽃처럼 달콤한 거예요? "
" 사랑은 해가 나기 전 하늘에 있는 구름 같은 것이야, 너는 구름을 만져 볼 수는 없지만 비가 오는 것을 느끼고
목마른 땅과 꽃이 비를 맞고 얼마나 즐거워하는 지 알쟎아, 그것처럼 우리는 사랑을 만질 수 없지만 모든 것 위에
쏟아지는 달콤한 사랑을 느낄 수는 있어. 사랑이 없으면 행복할 수도 놀고 싶지도 않을 거야. "
어쩌면 설리반 선생님은 이렇게 잘 자연에 빗대어 헬렌에게 형 이상학적인 것들도 전달해 줄 수 있었을까요?
그 깊은 마음, 그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그 분께 존경을 표하게 되었습니다.
설리반 선생님은 채 20이 되기 전에 어머니의 죽음, 주정꾼이었던 아버지에게서 버림 받음, 구빈원에서 두 동생의
죽음, 영양실조로 실명 위기까지 가는 등 힘겨운 고통의 삶을 살았는데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고 사랑할 수 있다니
놀랍고 인간에게 있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 같아 주인공 헬렌 켈러만큼이나 위대해
보였습니다. 너무나 익숙한 이름들이지만 이런 삶의 과정과 환경에 처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기에 저로서는
인간 존재의 무한한 희망을 본 것 같았어요. 헬렌의 삶에서 일어난 제 1, 2 차 세계대전, 가난하고 굶주리며 혹독한
노동현장에서 일했던 당시의 시대상황, 여성과 어린이, 장애인 등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그녀가
보여 준 분명한 태도들은 감히 일반인도 나서지 못하는 용기를 보여 주었는데 그녀는 그것을 자신의 장애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극복하지 못하는 마음의 장애라고 생각했습니다. 아~~ 얼마나 공감가는 말이었는지
몰라요. 많은 사람이 헬렌을 좋아하고 위대하다고 했지만 모든 이가 헬렌의 편이 되어 준 것은 아니었지요.
그녀의 장애를 트집 잡아 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진보적이고 활동을 멈추게 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
있었지만 생명과 인간에 대한 따스함과 열정으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으며 일흔 다섯 살의 나이에도
외국어를 새로 배우고 플라콘, 칸트, 스베덴보리 같은 철학자들의 책을 탐독했다는 얘기는 그 정신 세계의
굳건함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설리반 선생님은 헬렌과 50여년을 함께 했는데 남편 메이시가 헬렌과 자신 둘 사이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을 때 이혼하고 헬렌을 선택할 정도로 그녀에게 평생을 헌신했어요. 결혼하고 또 아이들이 있는 저로서
그 결정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알기 때문에 설리반 선생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 전에 알고 있던 헬렌 켈러의 모습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알았고
저에게 큰 감동을 준 이 한권의 책으로 저도 주변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헬렌이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에서 말한 것처럼요.
" 저는 우리가 하루 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훌륭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중략- 가진 것을 잃어 보기 전에는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어둠이 빛의 소중함을, 침묵이 소리의 즐거움을 가르쳐 줄 테니까요. -중략-
잎이 섬세하게 나란히 나 있는 모습을 느끼고 손을 뻗쳐 은빛 자작나무의 부드러운 껍질이나 소나무의
거친 등걸을 만져 봅니다. 봄에는 대자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첫 표시인 어린잎을 찾기 위해 나뭇가
지를 만져 봅니다. 아주 운이 좋으면 작은 나무에 손을 올려 놓고 목청껏 노래하는 한 마리 새의 행복한
딸림을 느끼기도 하지요. -중략-
내일 여러분의 모든 감각이 사라진다고 상상한 뒤 만지고 싶은 물체를 만져 보세요. 여러분의 감각을 최
대한 이용해 보세요.
아침에 어린이집 가면서 잘 안보고 자전거 타고 가다 아이가 손가락을 조금 다쳐서 제가 야단을 쳤어요.
미안한 마음에 헬렌 켈러 얘기를 해 주면서 이 상장을 주었답니다. 그런데 이 상장 30분도 안 되서
아이가 변형 시켰더군요. 아래 처럼요..
작은 아이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오는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집에서 큰아이가 이렇게 잘라 놓았네요. 에구..
처음엔 당황해서 머웃거리다가 스티커 붙이기, 가위질 좋아하는 큰아이를 그냥 이해하기로 했답니다.
눈 감고 글자 알아 맞추기 해 봤어요. 촉감으로... 아이가 잘 하더라구요.
이것은 물건들을 모두 가방에 넣은 뒤 촉감을 이용해서 이름 맞추기 놀이하는 거예요.
5살 큰아이는 다 맞추더군요. 너무 쉬웠나 봐요. 하지만 재미있어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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