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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게임

문지작가선 6
오정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02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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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32036076(8932036071)
쪽수 608쪽
크기 131 * 206 * 38 mm /652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아버지와 나는 낡고 너덜너덜해진 각본으로 끊임없이 연극을 하고 있었다.”
허락된 이야기를 버리고 시대의 거울을 찾아내다
오정희 중단편선 『저녁의 게임』
오정희의 『저녁의 게임』(문지작가선6)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데뷔작 「완구점 여인」(1968) 등 초기 소설과, 시대적 어둠을 통해 현재의 여성적 삶을 비추는 대표 작품인 ‘전쟁 3부작’ 「유년의 뜰」(1980), 「중국인 거리」(1979)「바람의 넋」(1982)을 포함해 총 11편의 중ㆍ단편소설이 실렸다. 특히 오정희 소설에서 두드러지지 않았던 ‘아버지’를 좀더 선명하게 재현한 「저 언덕」(1989), 작가 특유의 모순적 존재론이 두드러지는 「얼굴」(1999), 떠돌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원천을 조망한「구부러진 길 저쪽」(1995)은 〈오정희 컬렉션〉(문학과지성사, 2017)에 미수록된 작품들로, 작가와 해제자, 출판사의 면밀한 검토와 협의를 통해 새롭게 다듬어 실었다.

책임 편집과 해제를 맡은 문학평론가 심진경은 오정희 소설에 대한 모호한 수식어구와 정형화된 해석에 갇힌 그간의 평가가 여성문학을 해석하는 클리셰가 되었다고 지적하며, “궁극적인 문제는 내면성의 탐구가 아니”라는 작가 본인의 말에서 출발해 당시의 사회적 문제점을 되비추는 반사경으로서의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에 따르면 오정희의 소설은 “폭력적 권위와 위선으로 몰락조차 달콤한 실패담으로, 혹은 또 다른 성공담으로 윤색”해온 남성 중심의 낡은 서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사를 발명해내려 한 결과물이다. 또한 가부장제적 억압에서 비롯된 여성의 무력감ㆍ좌절감에 대한 역사적 기원과 맥락을 되짚어가는 이야기다.

오정희 소설의 아버지는 상상 속에서 미화되거나(「유년의 뜰」), 생계를 위해 딸을 착취한다(「저녁의 게임」). 그러나 가족을 방치한 채 허황한 이념만을 좇는 무력한 인물이더라도 ‘아버지’란 이름의 폭력적 권위는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딸은 아버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제도권 안에서의 정돈된 삶에 대한 강박적인 욕망을 갖게 된다(「저 언덕」). 가장 또렷하게 존재하는 것은, 누군가의 딸이며 어머니이자 아내이면서도 그에 앞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인 여성 인물들이다. 억압적 삶과 권태를 견딜 수 없어 충동적으로 집을 나가 떠돌아다니는 ‘은수’(「바람의 넋」), 통렬한 자기 인식 끝에 ‘아버지가 다르게 살았다면 나 역시 지금과는 달리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라 일갈하는 ‘원단’과 끝내 제도에 저항하며 살기를 선택한 ‘미옥’(「저 언덕」), 웃지도 않고 말도 않고 식탐만 많은, “다른 애들하고는 좀 다른” 명민한 관찰자 ‘노랑눈이’(「유년의 뜰」), 패를 알고 하는 낡은 게임은 재미가 없다며 무능한 아버지와 가부장제에 “희미하게 웃어 보”이는 ‘나’(「저녁의 게임」)가 그렇듯이, 치열하게 자기 자신으로 살았던 여성 인물들과 그들을 대하는 사회의 모순적 한계까지가 시대를 명료하게 비추어내고 있는 것이다.

목차

완구점 여인 | 번제燔祭 | 저녁의 게임 | 저 언덕 | 얼굴 | 동경銅鏡 | 유년의 뜰 | 중국인 거리 | 바람의 넋 | 구부러진 길 저쪽 | 옛우물

책 속으로

“아버지와 저는 같은 뿌리에서 돋아난 두 개의 가지와 같아요. 근거 모를 허무 의식이 아버지를 무책임하고 충동적인 삶으로 몰아갔듯 저에게는 그렇게 지악스럽게 땅바닥을 기어가게끔 만들었어요. 아버지의 삶이 달랐다면 저는 지금과는 달리 세상을 보고 살아갈 수 있었겠지요. 아버지의 허황한 삶을 보아왔기에 저는 손가락에 거머쥔 것 하나라도 놓칠까 봐,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면서 자린고비가 되어 추하게, 보잘것없이 작고 천하게……”
「저 언덕」(p. 160)

밤의 저잣거리는 늘 재미있었다. 나는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 더위에 치마를 ... 더보기

출판사 서평

문학과지성사의 새로운 소설 시리즈 〈문지작가선〉

오늘의 눈으로 다시 읽는 어제의 문학, 〈문지작가선〉이 지난 7월 첫발을 떼었다. 또 한 번의 10년을 마무리하는 2019년, 문학과지성사는 한국 문학사, 나아가 한국 현대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가려 뽑아 문학성을 조명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나갈 목록 구성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했다. 진지한 문학적 탐구를 감행하면서도 폭넓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한국 문학의 중추로서 의미 있는 창작 활동을 이어온 작가들을 선정한 다음, 그들의 작품을 비평적 관점에서 엄선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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