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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배명훈 _ 1978년에 태어남.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 후, 동 대학원 재학 중. 「스마트 D」로 2005년 과학기술 창작문예 단편부문을 수상했다. 2006년 거울 중단편선 『혈중환상농도 13%』에 「냉동인간과의 인터뷰」를, 거울 중단편선 『변신』에 「연애편지」와 「다이어트」를, 과학소설 전문무크 『Happy SF』 2호에 「스윙 바이」를, 과학기술 창작문예 3호에 「모」를 수록했다. 『에스콰이어』 2007년 1월호 "The Newest: 2007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중문화 예술의 첨병 14인"에 선정되었다.
김보영 _ 1975년에 태어남.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을 수상했다. 2005년 북토피아에서 전자책 『멀리 가는 이야기』 출간. 2005년 중단편선 『거울』에 「몽중몽」을, 2006년 웹진 ‘크로스로드’에 「땅 밑에」를, 과학소설 전문무크 『Happy SF』 2호에 「진화 신화」를, 과학기술 창작문예 3호에 「우수한 유전자」를 수록했다.
박애진 _ 1977년에 태어남. 2001년 제1회 이매진 단편 공모전에서 「왜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지?」가 가작을 수상했다. 2003년 관습화된 국내 장르 소설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지한 작가 정신과 장르 문학의 조화를 꿈꾸며 환상문학 웹진 ‘거울(http://mirror.pe.kr)’을 창간, 편집자이자 작가로 참여하고 있다. 2004년 북토피아에서 전자책으로 『아도니스』를, 같은 곳에서 개인 단편선 『신체의 조합』을 출간했다.
목차
- [배명훈]
이웃집 신화 9
누군가를 만났어 35
임대전투기 71
철거인 6628 97
355 서가 139
[김보영]
종의 기원 163
미래로 가는 사람들 起 261
미래로 가는 사람들 承 293
미래로 가는 사람들 傳 331
미래로 가는 사람들 合 371
[박애진]
선물 393
신체의 조합 425
누가 나의 오리 벤쟈민 프랑크프루트를 죽였나 453
나의 사랑스러웠던 인형 네므 467
완전한 결합 497
책 속으로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옛날 유목민들의 둥그런 천막, 게르가 빽빽하게 늘어선 초원의 풍경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공포의 밤이었다. 게르 하나하나마다 위쪽에서부터 아래쪽으로 붉은 피가 뚝뚝 흐르고 있었는데, 바닥은 온통 피로 흥건하고 주위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그만 넋을 잃고 차가 달리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있었는데, 피로 물든 땅의 질퍽질퍽함이 차바퀴를 타고 정수리에까지 오싹하게 전해졌다. 어느덧 차는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게르 사이를 지나 어디론가 깊고 깊은 심연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배명훈의 단편「누군가를 만났어」 중
“우는 여자를 달래는 솜씨가 일품이던데요. 옛날 이야기하듯 해 준 이야기여서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거짓말인지 모르겠지만, 자기는 지구인이 아니라는 말부터 시작했어요. 머리에 은하계 200여 개 행성의 언어를 제공하는 통역기가 이식되어 있어서 말은 할 수 있대요. 지구 말은 영어와 힌디어가 이식되어 있다더군요. 그 사람이 웃으면서 그 말을 하는 동안 나도 어느새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고 말았어요. 야, 이 인간 뻥 한 번 제대로 치네 하고 말이에요.”
-배명훈의 단편 「임대전투기」 중
그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고요한 것을 넘어서 적막(寂寞)이 감돌고 있었다. 마치 그 자신이 침묵의 우주의 일부분인 것처럼. 옆에 있는 사람의 머릿속까지 침묵에 잠겨버릴 듯한 깊은 적막이 그의 눈 위에 흘러내렸다.
“시간은 차원과 같아. 다른 시간대는 다른 차원에 걸쳐져 있어. 겨우 10년이나 20년만으로도, 세상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뀌어 버리니까. 만년이나 2만년은 말할 것도 없어. 당신 말대로 100억 년이 지나면,”
청년은 소리 내어 웃었다.
“그건 같은 세계라고 말할 수 없을 거야.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 세계를 바꿔 놓은 거지.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닐지도 몰라. 나는 계속 지구로 돌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미 다른 우주로 들어와 버린 것 같아.”
-김보영의 단편 연작 「미래로 가는 사람들 起」중
“관계를 오래 지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아?”
그건 지금 그녀가 고민하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경연이 그 말을 한 순간 그녀는 이 순간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처럼 느껴졌다.
“… 어떻게 해야 하는데?”
“상대방과 함께 있는 진짜 이유는 말하지 않는 거지.”
-박애진의 단편 「선물」 중
출판사 서평
행복한책읽기 ‘작가의 발견’ 시리즈 제2권 『누군가를 만났어』는 신인작가 배명훈, 김보영, 박애진의 도발적이고 기이한, 그러나 새롭고 개성 넘치는 3인 앤솔로지이다.
기발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3인3색 신인작가들이 그려 낸 열다섯 편의 이야기는 한국 소설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통통 튀는 새로운 상상력으로, 기발하고 엉뚱한 이야기들을 개성 있는 목소리로 재미나게 들려준다.
우주를 관통하는 성적 유희. 미래를 만난 고대. 한적한 해안 마을로 느닷없이 날아든 우주선. 로봇만이 유일한 존재인 지구. 몇 겁의 시간을 한번에 가로지르는 광속에 대한 상상. 흡혈귀가 출몰하고, 삼분화된 성(性)이 공생하며, 살아남기 위해 신체를 분리 조합하는 세계……. 에로, SF, 판타지……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여러 장르를 한데 뒤섞은 엉뚱한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 속에서 지금까지의 엄숙한 한국 문학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개성과 자기 색깔을 가진 새 얼굴의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누군가를 만났어』에는 현실 속의 상상, 상상 속의 현실을 마치 현실 속 현실인 양,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의뭉스럽게 이야기하는, 신인 작가들의 기발함이 가득하다.
낯설지만, 엉뚱한 누군가를 만나다
작가의 발견 시리즈 제2권 『누군가를 만났어』는 지금까지 한국문학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엉뚱한 상상력을 가진, 그러나 새로운 감각과 재능으로 무장한 세 명의 작가들을 독자 여러분께 선보이고 있다.
무엇이든 능청스럽게, 딴청 피는 듯 이야기를 이끌어가다가 결국 마지막에 가서 독자의 뒷덜미를 후려치는 재주를 가진 배명훈은 제2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전 단편부문 당선자로, 『에스콰이어지』지 2007년 1월호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중문화 예술의 첨병 14인” 중 1인으로 선정된 주목받는 신인이다.
북토피아의 전자책 『멀리 가는 이야기』와 무크지 『Happy SF』제2호에 수록된 단편 「진화신화」등을 통해 일찍부터 독자들과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아온 김보영은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에서 당선했다. 그의 중단편들은 아주 치밀하면서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대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1회 이매진 단편 공모전에서 수상한 박애진은 북토피아에서 전자책 『아도니스』와 『신체의 조합』을 펴냈고, 환상문학 웹진 ‘거울’을 창간한 편집자 겸 작가이다. 그가 그려내는 작품세계는 기괴하고 독특한 판타지의 세계이지만 그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속에 숨어 있는 원초적이고 은밀한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준다.
늘 같은 작가, 늘 같은 이야기에 지루함을 느끼는 독자라면 낯설지만 엉뚱한, 그러나 재미있는 세 작가가 보여주는 상상의 세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날카롭게 발견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89571445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01월 30일 |
쪽수 | 526쪽 |
크기 |
128 * 188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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