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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설국문학기행> 후기
kyobobra**| 2017/03/03 | 조회 : 563 트위터 facebook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雪國)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


소설을 읽지 않았어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문장.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유명한 도입부입니다.

겨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특히 더 감동할 서정미가 돋보이는 소설이죠.

읽기 전에도 이렇게 좋은데 소설 속 배경지를 직접 가서 보고 느낀다면 책의 감동은 얼마나 특별했을까요!

 

2017년 2월, <설국문학기행> 3박 4일 간의 추억을 다시 만나러 갑니다.



 

▶ 1일차 : 1934년, 그 해 설국의 겨울 속으로... 

 


일본에서 눈이 많기로 유명한 곳은 보통 삿뽀로라고 말하죠. 그런데 일본에서 눈이 많이 내리는 또 다른 곳이 있습니다. 바로 '니가타현 유자와'인데요. 삿뽀로가 눈이 많고 추운 북쪽의 설국이라면, 유자와는 눈은 많아도 제법 포근한 오리지널 설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쿄 나리타에서 유자와로 향하는 첫 날. 눈 대신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설국의 하이라이트 雪을 만나러 가야하는데... 설마 여행 내내 비가 내리는 건 아니겠죠? 유자와가 가까워질수록 날이 흐렸나 싶을 정도로 어두워져서 창밖을 내다보니, 나무 위로 눈이 소복이 쌓여있네요. 잠깐 내려서 쉬는 동안, 도쿄에서 보지 못한 눈인터라 이 정도 눈에도 "우와"를 연발합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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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저녁. 이틀간 묵을 다카한 료칸에 도착했습니다. 1934년,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이곳에 처음 와서 머물며 대작 「설국」을 완성합니다. 그 시절에는 목조건물이었는데 지금은 콘크리트로 리모델링을 해서 시설도 편리하게 바뀌었는데요. 다행히 작가의 집필실은 예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설국문학기행에서 해마다 이곳에 묵는 특별한 이유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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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나리가 설국을 집필하기 위해 료칸을 찾았을 당시, 이곳을 운영하던 35대째 주인과는 선후배였다고 합니다. 그 인연으로 이곳을 거처 삼아 지내며 고마코와 (그리고 요코와) 시마무라의 아름다운 낭만을 만들어냈는데요. 정작 소설 속에는 '유자와'라는 지명은 등장하지 않지만 대작이 탄생한 곳이라 그런지 료칸 역시 대단해보입니다. 거기다 일본식 다다미방에서 푹 자고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설레이네요. 관광객들로 북적이지 않아서 더 좋았습니다. 설국의 묘미는, 이런 한적함이 아닐까 싶네요. 

 


멀리 도쿄에서부터 건너온터라,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우선 저녁 식사부터 해볼까요. 옛 일본 무사들이 격도(?) 있게 식사했을 법한 각 잡힌 연회장. 널찍한 이곳에서 두 끼의 저녁 식사를 근사하게 해결했습니다. 찰지고 윤기나는 쌀이 특히나 맛있었는데요. 니가타현은 쌀이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번 기행에 오신 어느 분은 가시는 길에 쌀을 사셨다네요.) 이때부터 설국은 삼시세끼 꼬박꼬박 제대로 잘 챙겨먹는 '밥'기행으로, 오시는 분들 스스로 혈색이 좋아졌다며 다들 입을 모아 칭찬했습니다. 역시 여행의 힘은 '밥'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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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이라는 이름에 걸 맞게 조촐하지만 '문학의 밤' 시간도 빼놓을 수 없겠죠. 3박 4일 동안 함께 할 스토리텔러 고운기 교수(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가 소설 「설국」의 문학적 배경과 가와바타 야스나리 작가에 대한 이야기로 미니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이번 설국문학기행은 특별한만큼 오신 분들의 개성도 다양했는데요.

 

 수 년간 홍보 메일만 받아보다가 드디어 신청 후 참가하신 분, 딱딱한 탐사(?)여행만 하다가 이렇게 부드러운 여행은 처음이신 분, 시마무라처럼 품격 있는 빈둥거림(?)을 찾아 오신 분. 그리고 은퇴 후 첫 해외여행을 설국문학기행으로 시작하신 노 신사분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특히 두 번째 시집을 구상하러 오신 직장인 겸 시인까지. 자기소개 시간을 겸해 창작한 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참여 소감처럼 특별한 의미로 모여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하는 참가자들.

개성있는 자기소개에 이어 정답게(?) 주고 받은 술잔 덕분에 어색했던 첫 날이 훈훈하게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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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 창밖에서 바라보는 밤 풍경에서 운치가 느껴집니다. 저 멀리 산 위에 가득한 눈이며, 삼나무 위에 얹은 눈은 금방이라도 흐드러지게 떨어질 것 같네요. 이런 풍경을 배경 삼아 다다미 방에 앉아 사케 몇 잔을 기울여도 좋을 설국의 첫 날 밤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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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차 :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 설국을 만나러 가다

 


이튿 날, 조식을 간단히 먹고 나오는 길. 창 밖으로 엄청나게 쌓인 눈이 보였습니다. 이러다가 유자와에 발이 묶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조금 됐는데요. 다행히 일본은 도로에서 온천수가 흘러나와 이동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거리를 나가보니 뜨끈한 물이 도로 위에서 흐르는데... 순간 저도 모르게 신발을 벗고 발을 적실뻔 했지 뭡니까.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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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아침. 료칸 내에 꾸며진 설국전시관에 들렀습니다. 유자와에는 다카한 료칸을 비롯해 유자와 역사민속자료관에서도 설국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데요. 역시 '설국'의 고장답습니다. 그런데... 어디를 가도, 어떤 책을 봐도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한결같은 표정으로 팬들을 응시합니다. 작가는 유독 저 사진을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고집스러운 표정이 자부심이자 자존심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고마코와 (그리고 요코와) 함께 있을 때 웃고 있는 시마무라를 상상할 때마다, 작가의 웃는 표정은 어땠을까 궁금해집니다. 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표정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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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의 그녀. 고마코의 실존 모델 사진도 보이네요. 제 상상 속의 고마코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지만, '깨끗하다'고 표현한 시마무라의 표현과 제법 어울리는 자태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사진 아래는 한국어로 된 설명도 있습니다. 설국문학기행에서 료칸을 다녀간 뒤로 한국어 설명을 추가했다고 하네요. 해마다 이맘 때쯤(1월 말~2월 초) 한국의 '설국문학기행'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하는 료칸 사람들. 다음에도 반갑게 맞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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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집필실. 직접 들어가서 앉아볼까 하다가 작가가 글을 쓰는 모습을 상상하기 위해 그냥 밖에서 쓱 둘러봤습니다. 집필실이라는데... 글만 썼다기보다는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 나눴을 그런 접견실 느낌도 나네요.(아마도 고마코와 요코를 기다리던 그곳?) 집필실 왼쪽 창에서 바라보면 료칸의 눈 내리는 풍경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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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설국전시관도 둘러봤으니, 이제 슬슬 유자와의 엄청난 설경 속을 걸어볼까요? 첫 날 저녁에는 어두워서 잘 보지 못했던 료칸의 외관. 아침부터 눈이 펑펑 내립니다. 이때부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이렇게 좋은데, 실제로 보면 더욱 실감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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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에 구비된 장화를 빌려 신고 설국의 첫 코스, 스와신사로 향합니다. 눈이 생각보다 많이 내려서 장화를 신었어도 간간히 양말이 젖기도 했는데요. 누군가가 길을 내주지 않으면 걸어가기 힘들 정도로 눈이 많이 쌓여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많고 높이 쌓인 눈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앞사람이 내어준 길을 따라 고마코와 시마무라의 추억이 깃든, 스와신사를 드디어 거닐어봅니다. 날 좋은 봄날에는 두 손 꼭 잡고 데이트 했을 법한 신사. 이쯤에 둘이 앉았던 벤치가 있다고 들을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지만 일단 사진은 찍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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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신사를 나와 근처 유자와 역사민속자료관으로 향합니다. 여전히 온 세상이 눈으로 덮혀있네요. 그런데말입니다. 눈은 내리는데 눈은 쌓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도로 곳곳에 온천수가 흘러나오기 때문인데요. 엄청난 폭설에도 길이 깨끗해서 걷기가 참 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눈이 내리면 집 앞을 쓸며 길 내기 바쁜데, 일본에서는 집 앞이 아닌 지붕 위를 치우는 풍경도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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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세상에 압도되어 '이게 설국인가' 싶다가도. 이렇게 눈에만 취해서 돌아간다면 아쉬울 것 같아 부지런히 자료관으로 왔습니다. 유자와 역사민속자료관 안에도 설국관이 있는데요. 설국의 연대기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잘 정리되어 있고(하지만 누군가의 설명 없이는...), 설국 초판도 볼 수 있네요. 「설국」은 처음부터 장편을 위해 쓴 것이 아니라 10여 개의 단편을 모아 한 편의 소설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래 보이는 많은 책들이 모두 설국의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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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부지런히 걸었더니 허기지는군요. 인심 푸짐한 근처 식당에서 뜨끈한 나베정식을 먹어야겠습니다. 벌써 시골 외갓집에 온 것마냥 유자와가 익숙해졌는지... 마음도 몸도 노곤노곤 편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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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설국문학기행은 보통 둘째 날부터 시작되는데요. 설국의 하이라이트인 '시미즈 터널'을 보러 미나카미 역으로 향합니다. 1931년, 설국이 쓰여질 당시에는 도쿄에서 유자와로 가는 시미즈 터널 하나만 있었는데, 훗날 양쪽 지역을 이동하기 쉽도록 터널을 하나 더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지나갈 터널은 아쉽지만 나중에 새로 생긴 터널인데요. 미나카미 역에서 쯔치타루 역까지 기차를 타고 갔다가, 쯔치타루 역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유자와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말로는 설명도, 이해도 조금 어렵네요. ^^;

(※ 터널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작년 후기를 통해서 살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후기/정보에서 <2016 설국문학기행> 후기' 조회)

 


우리나라로 치면 간이역. 설국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호소'가 보입니다. 미나카미 역에서 열차를 타면 터널을 하나 지나가는데 중간 중간에 실제로 내리고 타는 역이 있는데요. 쯔치타루 역은 터널 밖에 있었고 여기에서 내려 걸어 오면 그 시절 '신호소'의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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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문장 '국경의 긴 터널...'을 다시 만나러 조금 걸어가보겠습니다. 가는 길이 무척 예쁘네요. 오신 분들 대부분이 여성분들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다 서고 찍고, 찍고 가다 또 서고 찍고를 반복하셨는데요. 우리를 태우고 다시 유자와로 돌아갈 버스까지 예뻐보입니다. (겨울은 역시 낭만의 계절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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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눈 덮인 거리를 천천히 걸었는데 터널은 어디에 있다는거죠? 주변을 둘러봐도 터널은 보이질 않고... 그때 위를 올려다보니 철조물이 하나 보입니다. 갑자기 많은 양의 눈이 후두둑 떨어지는데... 제설차가 기차 선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 '아하!' 하고 감이 와서 좁은 계단을 올라 선로 위로 냉큼 올라갔습니다. 드디어 기차가 빠져나가자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는 설국의 터널 앞에 섰습니다. 영화 '박하사탕' 속 주인공처럼 "나 돌아갈래"를 외치고 싶었지만, 문학기행 운영자답게 책을 꺼내서 설국의 첫 장면을 쓱 떠올려봅니다. 실제 소설 속 배경지를 와서 느낀다는 것...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공감하기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다음번 설국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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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문학기행의 운영진에게는 몇 가지 미션 수행이라는 게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터널 무사히 지나기' 였습니다. 눈이 너무 내려도 못 가고, 눈이 너무 안 내려주면 살짝 밋밋하기 때문에 날씨와의 궁합도 중요했는데요. 때마침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다, 기차가 지나가는 시간을 피해서 선로 위도 거닐어 볼 수 있었습니다. 무사히 첫 번째 미션 클리어!


눈만 감아도 아른거리는 설경을 뒤로 하며... 두 번째(?) 미션을 수행하러 유자와 역으로 되돌아 갑니다.

 

 

이름하여 '사케 박물관'. 500엔을 코인 5개로 바꿔서 원하는 번호의 사케를 시음하는 곳인데요. 니가타현에서 만드는 100여 개가 넘는 사케를 맛볼 수 있습니다. 사케 잔을 국자 위에 올려두고 살짝 데운 다음, 잔과 코인을 들고 머신 앞으로 향합니다. 어떤 사케가 맛있나 여러 잔 홀짝이다보니 얼큰하게 사케 기운이 올라옵니다. 설국에 와서 저와 잘 맞는(?) 술을 발견했지만, 원활한 기행 운영을 위해 이쯤에서 만족해야겠습니다. 사케와 온천 때문에라도 유자와에 또 오고 싶어지네요.(내년 출장(?)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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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히 료칸식 저녁을 풀코스로 먹고 난 뒤, 삼삼오오 모여 설국 흑백영화를 감상합니다. 한글 자막이 없는데도 끝까지 남아서 다 보신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소설과 다른 결말에 밤새 설국에 대한 토론(?)도 끊이질 않던 금요일 밤. 소설과는 달리 화재로 요코가 죽고 난 뒤의 이야기가 더 있다고 하던데... 과연 고마코는 떠나기 전에 시마무라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요? 고마코는 왜 도쿄로 떠난걸까요. 실제로 봤던 풍경을 영화로 다시 보니 얼마나 인상적이었을까요. 책으로 한 번 읽고, 풍경도 직접 보고, 영화로도 보고, 전문가의 강연까지 들었으니. 설국문학기행에 오시면 이렇게 제대로 '설국 마니아'가 되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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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차 : 설국의 청년, 히라노 게이치로를 만나다



셋째 날, 료칸을 떠나야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도쿄에서 버스로 3시간 넘게 달려서 온 유자와. 아쉬운만큼 애틋한 추억도 가득 남겠죠. 기념으로 단체사진 한 컷 찍고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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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떠나면 정말 아쉬울 것 같아 근처 고원에 올라 유자와의 풍경을 가득 담아보겠습니다. 고원이라 함은, 유자와의 큰 스키장을 말하는데요. 10분 정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아래를 보니 우리가 묵었던 료칸이며 유자와 시내이 한 눈에 보입니다. 탁 트이고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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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문학기행은 일본의 두 지역에 머물다 갑니다. 도쿄에서 유자와, 다시 유자와에서 도쿄로 이동하는 코스인데요. 첫 날은 도쿄에서는 비를, 유자와에서는 눈을 원없이 만나고 갑니다. 그런데 반대로 유자와에서 도쿄로 넘어갈 때는 언제 눈이 왔냐는 듯이 도쿄의 이른 봄이 낯설게 느껴졌는데요. 다소 허무하게 눈 없는 세상으로 이동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제 설국의 청년,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를 만나러 도쿄로 가야합니다.(미남 작가를 만나러 가는 길은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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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양성(?) 중이라는 히라노 게이치로. 일본 현대문학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히라노 게이치로. 그는 설국과의 인연도 깊었는데요. 설국문학기행 첫 해에 한 번, 그리고 2017년 10주년인 올해에 또 한 번 만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기행 출발 전에 참가자분들께 미리 보내드린 「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 에세이와 연결되는 강연이 진행됐습니다. 주제는 '(본인과) 한국 작가와의 관계, 설국, 사랑' 이라는 세개의 주제로, 그가 책에서 새롭게 다룬 철학적 용어 '분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중학교 때 처음 설국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도 살짝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소설 속 표현이 꽤 관능(?)적이라서 당황했더라는...) 다니자키 준이치로나는 일본 작가의 소설과 설국을 비교해 준 덕분에 설국이 한층 더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가족 분인(가족 속의 자신)이 1순위라고 하는 히라노 게이치로. 그의 소설만큼이나 목소리도 참 매력적인 작가로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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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이라는 마지막 미션도 뚝딱 끝내고... 어느덧...

 


▶ 4일차 :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추억할 설국이 있다

 


도쿄에서는 雪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그만큼 유자와의 추억이 더욱 애틋해지는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기 전, 도쿄에 온 기념으로 근처를 몇 군데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도쿄 도청 45층에 올라가면 도쿄 시내를 한 눈에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요. 아주 맑은 날씨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는 후지산이 저 멀리 보입니다. 이어서, 한 해의 소원을 빌기 위해 새해만 되면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메이지 신궁, 그리고 황궁 거리를 거닐며 도쿄의 이른 봄의 정취를 느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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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점심도 든든히 해치우고, 이제 각자의 일상으로 되돌아갈 때가 다가왔습니다. 비가 내리던 첫 날과 달리 떠나는 날은 화창한 날씨 덕분에 상쾌함을 안고 가네요. 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쓴 참가자분들의 편지를 함께 읽어보며 각자의 설국과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추억했습니다. 눈이 없는 도쿄에서 마무리한다는게 못내 아쉬워... 설국의 여운을 오래 더 간직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신 분들께 소설을 한 권씩 선물로 드렸습니다. 설령, 일본어를 잘 알지 못한다 해도 '雪國'이라는 단어만 봐도 오래도록 설레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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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에는 저녁 풍경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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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國과 사케(?)의 매력에 흠뻑 빠진

어느 운영진의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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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ss29** 2017/03/08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 입니다

  • pgss29** 2017/03/08

    처음부터 끝까지 설국문학기행 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번 기행에 참여하게 되어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아직도 설국 기차를 타고 문학과 독백과 고독 속으로 여행 중입니다. 아름다운 풍경들 사람들 시간과 나누었던 많은 얘기들 가슴 밑바닥으로 눈이 내려 쌓입니다. 눈을 감아도 설국입니다. 교보문고에 감사드립니다. <br><2017.3.8 박갑성, pgss@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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